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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극과배우

무서운 가족 - 3장, 4장

< 3장: 3전 3패 >
(영철의 집에서 옆집 아줌마 가인과 영철이 앉아 얘기하고 있다. 가인은 무언가를 계속 얘기하고, 영철은 축져진 어깨를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.)

가인: (어깨를 흔들면서)철이 동장! 내 말 듣고 있는 거야? 요즘 왜 이렇게 힘이 없어? 또 202호 그 여편네가 그런 거야?
영철: 아니에요~
가인: 아니, 그럼 누구야? 누가 그런 거야?
영철: 아니래도요.
가인: 아니면 며칠 전 이사온 404호 여자가 말썽인 거야?
영철: 아, 이사온 분이 계시군요.
가인: 이런 동장이 그걸 모르면 어째?
영철: 요즘 제가 좀 그래요.
가인: 그런데, 그 여자 조금 이상해! 매일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 끼는 남자들이 들락거린다니까!
영철: 네?
가인: 영철동장이 함 가봐~ 그건 그렇고. 이번 단지대표 선거말야.. 우리 동 대표로 철이 동장이 나가야겠어!
영철: (건성으로)네~~에. (이제야 정신 차리고)네?
가인: 그 동안 철이 동장 때문에 우리 동 많이 좋아졌잖아. 철이 동장이 솔선수범한 덕분이지.
영철: 아니, 뭘요. 다 아줌마가 도와준 덕분이죠~
가인: 아냐~ 난 이렇게 부지런한 동장은 처음이야! 우리 동 게시판에 가장 싼 동네Mart 가격표며, 인터넷 쇼핑몰까지 매 주 적어놓잖아~
영철: 아 그거야 뭐.. 제가 조사하면서 적어 놓았을 뿐이에요.
가인: 무슨 말을. 철이 동장은 모를 거야.. 단지 사람들 모두 우리 동 게시판에 기웃거리잖아.
영철: 그렇군요. 그런데, 아줌마?
가인: 왜~~? 에구. 이 얼굴 좀 봐 핼쑥한 게.. 총각이 벌써부터 힘이 딸리면 어떻게 해. 우리남편 홍삼 물 좀 갖다 줄까?
영철: 아니에요.. 저.. 저 동장 그만둘까 해요!
가인: 그건 또 무슨 소리야! 말도 안돼! 절대 안돼!
영철: 화부터 내시지 말고요~ 저 벌써 3년째잖아요. 친구 녀석들은 다 대리 달고 빠른 친구는 벌써 과장이에요. 저도 취업해야죠~~
가인: 에구, 그래서 어깨가 축~ 쳐져 있던 거야? 그 대리고 과장이고 뭐 그게 벼슬이야! 우리 남편 봐. 허구한 날 맨날 술에다가 주말에는 피곤하다고 애들이랑 놀아주지도 않잖아~!
영철: 그래도요~
가인: 뭐가 그래도야? 철이 동장 바보구만, 바보!
영철: 네?
가인: (큰 소리로)몰라도 한참 몰라~ 쯔쯧. 단지 대표되면 웬만한 월급쟁이 보다 좋은 거 몰라?
영철: (크게 놀라며)네?

(음악: 07.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OST - 지구를 지켜주세요)(암전)

< 4장: 태희의 집 – 은밀한 거래>
(문이 열린 채, 아직 이사 짐이 정리 안되어 있는지 이것 저것 흩어져 있는 이사 짐들. 경호원 허둥되며 태희의 방을 치우고 있다.)

태희: 야~! 너희들! 내가 몇 번을 말해! 이 책은 여기다 두어야 될 거 아냐? 어휴! 이 골통들~ 아빠는 이런 인간들을 보냈어!
경호원1,2: 죄송합니다. 아가씨.
태희: 야~! 내가 아가씨랑 호칭 쓰지 말라고 했지! 어휴, 정말! 아빠는 돈놀이에만 열중이지 사람 보는 눈이 없다니깐!
경호원1,2: 죄송합니다. 아.. 가.. 씨.
태희: 어휴~ 머리 아파!! 아주 구재불능이다. 너희들! 어깨 좀 주물러 봐! 며칠 짐 정리를 했더니 어깨가 아작 난 것 같다.

(경호원 1,2 신속한 동작으로 태희에게 다가와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.)
(태희의 집으로 서류봉투를 들고 들어오는 영철)

영철: 실례합니다.
태희: 넌 뭐야?
영철: 네?
(영철이 가만히 있자, 태희가 경호원1,2에게 끌고 오라는 눈짓을 한다. 경호원들 영철을 들어 태희 앞으로 데리고 온다)
영철: (반항하며)아니, 왜 그래요?
태희: 호호. 반항하는 모습이 꽤 귀여운걸!
영철: 정말 왜 그래요?
태희: 귀여워서 글지. (영철의 서류봉투를 보고)그런데, 그 서류봉투는 뭐야?

(태희 영철에게서 서류봉투를 뺏어 서류봉투 안의 안내문을 읽는다.)

태희: “우리 동 입주를 축하합니다. 김태희 씨! 우리 동에서는 한 분도 빠지지 않고 다음사항을 준수하고 있습니다. 첫째. 쓰레기 분리수거 일은 매주 화요일 저녁9시입니다. 둘째. 반상회는 매월 15일 저녁 8시에 열린 회관에서 실시합니다. 셋째. 계단청소는 순번제로 실시하고 있습니다. – 우리 동 대표 김영철”

(안내문을 다 읽은 태희. 영철이 보는 앞에서 안내문을 찟어 버린다.)

영철: (흥분하여)당신들 깡패야? 깡패냐고?
태희: (영철의 뺨을 토닥거리면서)자식! 귀여운 줄만 알았는데 꽤 터프한데~ 근데 아빠 심부름 왔니?
영철: 아니요! 제가 우리 동 대표 김영철입니다.
태희: (약간 미안한 듯)그.. 래.. 요? (경호원1,2에게 영철을 놓아주라는 눈짓을 한 후)진작 말씀하시지.
영철: 언제 말할 기회를 주었습니까?
태희: 호호. 호호호.
영철: 왜 웃어요?
태희: 영철씨 같은 스타일이 좋아서.. 호호. 호호호!
영철: 거참! 어째든, 우리 동 준수사항은 꼭 지키세요. 그럼 전 바빠서 이만.
태희: (현관 쪽으로 걸어가는 영철에게)잠깐, 김영철씨!
영철: (뒤 돌아 보며)왜요?
태희: 제가 우리 동 준수사항을 지킨다는 말은 안 했잖아요!
영철: (다시 태희에게 돌아와) 뭐라고요?
태희: 몇 가지 조건이 있는데, 그걸 김영철씨가 100%수용하면 제가 지키죠.
영철: 네?
태희: 그 조건 중에는 영철씨가 약간의 돈을 벌 수 있는 사항도 있어요!
영철: (돈 얘기에 관심을 가지며) 돈이요?
태희: 네. 300주죠! 물론, 합법적이며, 어려운 일도 아니에요!
영철: (놀라며)300만원이요?
태희: 네. 뭐 하는 것 봐서 더 드릴 수도 있어요.
영철: 좋아요! 불법적인 것은 안 합니다. 나중에 딴소리 하면 안돼요!
태희: 호호. 사람을 그리 못 믿으시나.. 저 그렇게 의리 없는 여자 아닙니다!
영철: 좋아요! 말해보세요!
태희: 첫째. 매일 우리 집에 와서 집안일을 도와준다! 둘째. 일주일에 한번 정도 우리사업에 동행한다. 그리고 셋째. 한달 간 내 애인이 되어준다!
영철: 애인이요?
태희: 네. 저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에요! 그냥 저랑 놀아주면 돼요!
영철: 좋아요! 그런데, 사업은 또 뭐에요?
태희: 돈을 좀 받는 일인데.. 그냥 영철씨는 우리 애들이랑 동행한 후 고객에게 차근차근 설명해 주시면 되요? 있잖아요 ‘TV드라마 쩐의 전쟁’의 박신양 같은......
영철: (잠깐 생각에 잠기더니) 좋아요! 딱 한달 만 입니다!
태희: 그럼요! 그럼, 우리계약은 성사된 것입니다. 그런 의미에서 영철씨!

(태희는 본인의 볼을 내밀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볼을 가리킨다.)

영철: 뽀뽀요?

(태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손가락으로 자신의 볼을 가리킨다)
(영철 실눈을 띄고 태희에게 다가가 볼에 뽀뽀를 한다.)
(음악:  08.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OST -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)(암전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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