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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극과배우

크리스마스 공연 '동방박사'中

뭐랄까? 부담없는 공연...? 오랫만에 또 우리들만의 축제를 즐겼습니다.

삼촌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왠지 편안했다고 해야하나.. 내 안의 캐릭터인지도 모르겠습니다.

아.. 이제 곧 졸공인데.. 열심히 해서 "정말 연기 최고였어!"라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요... 헤헤


그럼 삼촌이 나왔던 대본의 일부와 이미지를..

S# 1. 공연장
객석에서 흘러 나오는 소리. 작게 속삭인다.

삼촌 : 하여튼 유별난 가족 이야!
아들 : 삼촌, 저두 그렇게 생각해요. 오늘은 좀 각자 놀게 두면 어디가 덧 난데요.
삼촌 : 그러게 말이다. 이게 뭐니, 크리스마스 이브에....!
아들 : 삼부는 어땠구요?
삼촌 : 삼부?
아들 : 어제요.
삼촌 : 아~! 삼부! 짜식은 그것도 유머라구...
딸 : 조용히 좀 해. 삼촌도 조용히 좀 해요. 엄마, 조용히 좀 하라고 그러세요.
엄마 : 아빠나 깨워라, 창피해죽겠다. 어떻게 니 아빠는 불 꺼지자마자 자니?
삼촌 : 자다가도 어두워지면 깨야되는게 우리 네 직업정신인데.... 형님은 좀...?
안그래요, 형수님?
할머니 : 한 번 만 더 잡소리 들려오면 니들 다..... 닥치고 가만 안있을래. 떠들거면 차라리 애비처럼 자든가..
손님 : 할머니, 좀 조용히 좀 해주세요. 혼자 보시는 것도 아니고 아실만한 분이 왜 그러세요. 에이....!
할머니 : ...아어이고, .. 죄송합니다.

무대 불 환하게 켜진다. 연극이다. 머리가 아주 짧은 델라가 보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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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# 2. 도둑들의 집
할머니를 제외한 모두가 무릎을 꿇고 팔을 들고 있다.

아버지 : 어머니, 그만 나오세요. 쪽 팔려 하지마시고 그만 화 푸시고 나오세요.
딸 : 아빠, 할머니한테 쪽 팔린게 뭐예요? 으이그, 아빠두,,,
아들 : 으이그? 이젠 아빠도 가르치려 들어요. 항시 얘기하지만요, 니나 잘하세요.

할머니가 등장한다

할머니 : 이래서 어딜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겠니?
삼촌 : 엄마, 우린 원래 본질적루다가 고개 들고 다니기 쉽지 않아요.
엄마 : 도련님, 좀 조용히 좀 하고 계세요. 이게 다 도련님 때문이예요.
삼촌 : 형수님, 아니 왜 저 때문입니까?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....
엄마 : 도련님이 푹 찔러서 일어난거 잖아요.
아버지 : 조용히들 좀 해라. 어머니가 많이 쪽 팔리셨나부다.
딸 : 아빠~!
아들: 니나 잘하세요.
할머니 : 조용히 안해~~~! (모두가 바짝 긴장.....) 자손들이 하나같이 무식해가지구... 어쩜 니들은 문화를 모르니... 내가 너희들에게 그 흔한 패티김 디너쇼를 보여달랬니, 김영임 효도 콘서트를 보여 달라고 했니? 니들 아버지 돌아가신 후에 처음 가 본 공연장이다. 니들 아버지 가실 때 따라갔어야 하는데... 아이구 내 팔자야.. 이게 다 니들이 나 남 편 없다고 무시하는거야. 니들이 무시하니까 다른 사람들 까지도 날 무시하구..

아버지 : 누가 어머니를 무시해요..
삼촌 : (벌떡 일어나며) 어떤 자식이 울 엄마를..
아버지 : 앉아라.
할머니 : (버럭)아무리 무식해도 그렇지... 공연 끝나고 배우들 인사하는 것 정도는 알아야지.. 그 뭐냐? 딸 : 커튼 콜이요. 할머니.
할머니 : 그래, 커튼 콜~! 조명 끝나자마자 벌떡 일어나 나가는 법이 어딨니? 인사하러 나온 배우들이 니들보 고 얼마나 놀래던지... 창피하다 창피해...
아들, 딸 : 저흰 빼주세요. 할머니.
삼촌 : 일 끝나면 잽싸게 빠지는 게 버릇이 돼서...
아버지, 엄마, 삼촌 : 죄송합니다.
아버지 : 어머니, 고정하세요? 말이야 바른말이지 (슬쩍 웃으며) 사실 그 연극표도 지난 주 에미가 작업 나가 서 집어 온거잖아요.

삼촌 : (눈치없이) 맞아! 그 날 형수님, 엄마한테 되지게 욕먹었는데... 상품권도 아니고 뭐 이딴 걸 집어 왔냐 구..
엄마 : 맞아요. 기억나요.
할머니 : 이놈들이 ....
엄마 : (시계를 본다, 정색을 하고) 어머님 그만 노여움 푸세요. 회의 시간 다 됐어요. 10분전 10시에요.
다 들 하나 둘 셋~
모두 : 죄송합니다.
할머니 : 나쁜 놈들 같으니라구.., (퇴장) 여자구 남자구 지 짝이 있어야 무시당하지 않지...아이고 내 팔자야..
모두 : 잘하겠습니다.
조명 아웃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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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# 4. 도둑들의 회의

선글라스를 끼고 다리를 꼰 채 모두 의자에 앉아있다.


엄마 : 그럼 2008년 크리스마스 프로젝트를 위한 작전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.
할머니 :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프로젝트니까 실수 없이 전 대원이 단합해서 최선을 다 해주기 바란 다.
엄마 : 이번 작전명은 “동방박사”!
아버지: 이번 목표는 개인 주택이다.
삼촌 : 아니 일년 중 제일 큰 대목에 개인주택이라니? 형님 우리 가문의 수치입니다. 오늘 같은 날은 제1금융 권은 아니어도 최소한 사금융 쪽이라도 건드려야죠....
아버지 : (무시) 겉에서 보면 아주 평범한 개인주택 같지만, 그 동네에선 알부자로 소문 난 욕쟁이 할머니 집 이다.
딸 : 자식 여섯 모두 혼인 시키고 막내아들 내외랑 같이 살고 있습니다. 절실한 교인인 며느리는 강제로 분만 일을 늦춰 12월 25일에 맞춰서 애를 낳는다고 예약까지 맞춰 놓은 상태라서 지금 쯤 병원 분만실에 있 을 겁니다.
삼촌 : 끝내준다. 12월 25일에 애를 낳으면 그 애가 예수라도 된다냐?
할머니 : (무시하고) 그럼 그 남편은?....
딸 : 사위는 1년째 중국에 가 있었는데 얼마 전 중국현지 상황이 안 좋아져서 영구 귀국했다고 합니다. 부인 과 함께 병원에 가있지 않을까요?
할머니 : 그렇게 추측만으론 안 돼. 확실히 해야한다.
엄마 : 병원에 가있을 겁니다. 자기 애 첫 출산인데 같이 하지 않겠어요.
할머니 : 돌아가신 니 시아버지도 니 남편 날 때 내 옆에 없었다.
엄마 : 어머, 말도 안돼...
아버지 : 그건 어머니가 좀...
할머니: 좀 뭐? 뭐?
아버지 : 사실 제가 들어도 좀 이상하긴 했어요.
삼촌 : 뭐가요?
아들 : 뭐가요?
딸 : 말씀 해주세요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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할머니 : 그럼 오늘 작전에 도움이 될 몇 가지 훈련에 들어가도록 하겠다. 영화에서도 많이 봤겠지만 무릎 높 이에서 쏘아대는 레이저 경보장치가 되어있을 가능성에 대한 특훈이다. 일어서 훈련 대형! (큰소리 로) 모두 엎드려!

레이저 빛을 이용, 엄마가 비추면 나머지 사람들은 빛을 피하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쓴다.


할머니 : 훈련은 늘 실전처럼 대해야 한다. 애비 조심해라. 둘째야 배가 걸리잖아...... 빠르게 기어다녀라..

조명 아웃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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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# 9. 출산
산모가 애를 낳으려 한다. 할머니와 엄마, 딸리 애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고, 남자들은 모두 등을 돌리고 앉아있다.

엄마 : ...............도련님!
삼촌 : 네!
엄마 : 이리 오세요.
삼촌 : 왜........요?
엄마 : 꺼내는 거 담당이 누구죠? 삼촌이잖아요.
삼촌 : 아이, 형수님두... 그거하고............... 이거하곤 다르죠. 나 아직 장가도 안갔는데..
엄마 : 빨리와요.
할머니 : 빨리와라. 이치가 같으면 다 할 수 있는거다. 애 꺼내는 것도 다 손재주인거야... 니 아부지도 하셨던 일이다.

삼촌이 마지못해 간다. 다른 남자들도 궁금은 하나 차마 들여다 볼 수도 없고.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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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두들 웃으며 즐거워 한다.

전형사 : 아니 어떻게 아세요?
반장 : 그건 알 것 없고.... 강형사 그럼 이 남자 세 분은?
아버지, 삼촌, 아들이 머뭇거린다. 강형사와 전형사도 난감해 하고 있는데 그때 산모가 얘기한다.

산모 : 그 분들은 ‘동방박사’들이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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