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
글가는사랑

사는 거지


사는 거지

봉수는 무슨 통화를 하는지 통화내내 몸을 구부리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

봉수 : 네네. 알겠습니다! 그럼요. 그렇죠. 네네! 다 사장님 말씀이 옳습니다. 사실 이렇게 사장님처럼 화끈하게 말씀해 주시는게 오히려 속 시원합니다! 하하하 별 말씀을요. (귓속말 처럼)다음주에 좋은데서 술한잔 올리겠습니다. 네네! 들어가십시오.

봉수는 머리까지 숙여가며 전화기를 끊는다.

(봉수- 나레이션)
언제부터인가 난 한 없이 약해져 갔습니다. '디즈니 동물 만화'에 비유한다면 난 맹수 옆에서 아부의 재잘 거림으로  살아가는 '아부리스'의 캐릭터인거죠. 그러니깐..(다시 전화벨 소리) 잠시만요.

봉수: 전화주셔서 감사합니다. 희망봉수! 김봉수 입니다! 아이고, 김사장님! 어쩐일로 이 늦은시간에 전화를 다 주셨습니까? 아.. 그런일이 있었군요. 아~네... 무슨 말씀을요. 당연히 찾아뵈어야죠.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.

(봉수 - 나레이션)
부산에 있는 김사장님이신데요. 아침 6시에 조찬을 함께 하자고 하네요. 사실 뭐 중요한 얘기도 아닐텐데.. 이것..아침에 출발할 수도 없으니..지금 서울역으로 가야겠어요. 지금이 밤 9시가 조금 넘었으니 막차타고가면 새벽 2~3시나 도착하겠는걸요. 뭐 가까운 사우나에서 잠깐 눈이나 붙이고 일어나야죠~ (다시 전화벨 소리)아 이런 오늘은 왜 이렇게 전화가 많이도 오는지.. 잠시만요


봉수: 전화주셔서 감사합니다. 희망봉수! 김봉수 입니다! 아이고, 여보! 미안미안! 그럼 내가 다 잘못한 거지. 아 그게 지금 부산에 가야되서 오늘은... (전화기 끊어진다 뚜뚜뚜)


(봉수 - 나레이션)
거래처 사장님들이 그러더라구요. '봉수씨처럼 성격좋은 사람은 처음이야!'라고.. 그런데 말이죠. 저도 누군가에게 대접받을 때에는 나의 기분을 맞춰주니 아주 좋아라 한단말이죠.
그러니 이것 피장파장이란 말씀입니다. 이게 다 '사는 거지'아니겠습니까?

 

 

 

 

'글가는사랑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뜬구름 처럼  (0) 2009.08.08
가을같은 사랑심기  (0) 2009.03.03
사랑 그리고 사랑  (0) 2009.01.30